새벽 4시, 아직 어두운 도로를 달려 왕복 400킬로미터 현장 점검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. 장거리 운전 특유의 꿉꿉한 피로가 목뒤에서부터 허리, 종아리까지 촘촘히 엉켜 있었다. 이대로 책상 앞에 앉으면 머리는 멍해지고 집중력은 바닥으로 꺼질 게 뻔했다. 그래서 집 앞 공원을 한 바퀴 돌기로 결심했다. 숨이 가쁘지 않을 정도로, 옆 사람과 대화할 수 있을 만큼만 천천히 뛰는 ‘슬로우조깅’이었다. 첫 5분엔 발목이 묵직했지만, 체온이 오르자 발바닥이 스펀지처럼 말랑해졌다. 뺨에 바람이 스치고, 도로 위에서 짓눌렸던 흉곽이 활짝 열리면서 묘한 해방감이 밀려왔다. 20분쯤 지났을 때 이마와 등을 타고 흐르는 땀이 피로를 실어 보내는 듯했고, 30분을 채우자 머릿속에 맴돌던 회의록 문장이 맑게 정리되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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